에어컨 배관 구멍 주변 벽지만 젖는다면|비 올 때·냉방할 때 원인이 다르다
에어컨에서 직접 물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배관이 벽으로 들어가는 구멍 주변 벽지만 축축해지는 집이 있다.
벽지가 조금 들뜨는 정도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변하거나 곰팡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흔히 에어컨 배수호스가 막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이 실내기 아래가 아니라 배관 관통부 주변에서 시작된다면 확인 순서가 달라야 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크게 네 가지다.
냉매배관 보온 불량으로 생기는 결로
배수호스 연결부에서 새는 응축수
외벽 배관 구멍으로 들어오는 빗물
벽 안쪽에 이미 남아 있는 수분
이 네 가지는 겉으로 보면 모두 ‘젖은 벽지’로 나타난다.
하지만 발생하는 시간과 물자국의 모양을 보면 상당 부분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이것부터 확인한다|비 올 때 젖나, 에어컨 켤 때 젖나
가장 먼저 볼 것은 물자국이 생기는 시간이다.
복잡한 장비가 없어도 이것만 기록하면 원인을 상당히 좁힐 수 있다.
| 증상이 생기는 시점 | 우선 의심할 곳 |
|---|---|
| 맑은 날에도 냉방하면 젖음 | 냉매배관 결로, 배수호스 연결부 |
| 에어컨을 켜지 않았는데 비만 오면 젖음 | 외벽 배관 관통부, 외벽 균열 |
| 강풍을 동반한 비에만 심함 | 외벽 마감·관통부 빗물 유입 |
| 장마철 냉방할 때만 반복 | 냉매배관 결로 가능성 증가 |
| 에어컨을 끈 뒤에도 며칠 축축함 | 벽체 잔류수분 가능성 |
| 냉방시간이 길수록 젖은 범위 확대 | 배수호스 연결부 또는 결로 |
핵심은 간단하다.
비와 관계없이 에어컨을 켤 때만 젖는다면 에어컨 배관계통을 먼저 본다.
반대로 에어컨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비가 오면 젖는다면 외벽 쪽 조사가 먼저다.
냉매배관 보온재가 벌어지면 벽 안에서 물이 생길 수 있다
에어컨의 냉매배관 일부는 냉방 중 상당히 차가워진다.
그래서 배관 바깥에는 보온재를 감아둔다.
문제는 이 보온재가
찢어지거나,
연결부가 벌어지거나,
벽을 통과하는 부분에서 눌리거나,
오래돼 틈이 생기는 경우다.
차가운 배관이 습한 공기와 직접 만나면 배관 표면에 물방울이 만들어진다.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음료병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런 패턴이면 결로 가능성을 먼저 본다
비가 오지 않아도 에어컨을 오래 켜면 젖는다.
장마철처럼 습한 날 더 심하다.
벽지 전체가 아니라 배관이 지나가는 선이나 관통구 주변부터 젖는다.
에어컨을 끄면 시간이 지나면서 젖는 속도가 줄어든다.
배수호스 끝에서는 정상적으로 물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에어컨을 새로 설치하거나 이전설치한 뒤부터 증상이 시작됐다면 배관 보온상태와 관통부 마감을 같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배수호스는 멀쩡해 보여도 벽 안 연결부에서 샐 수 있다
에어컨 응축수는 배수호스를 통해 외부로 빠진다.
실외에서 보이는 호스 끝이 멀쩡하다고 해서 전체 배수호스가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벽걸이 에어컨 설치 과정에서 배수호스를 연장했다면 연결부가 배관 뒤나 벽 관통부 근처에 숨어 있을 수 있다.
그 연결부가 벌어지거나 빠지면 물이 실내기 아래로 바로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벽 내부를 타고 내려가다가 배관 구멍 아래쪽 벽지에서 뒤늦게 나타날 수 있다.
연결부 누수를 의심할 만한 패턴
에어컨을 10~20분 켰을 때는 괜찮다.
1~2시간 이상 사용하면 벽지가 축축해진다.
냉방시간이 길수록 젖는 범위가 커진다.
실외 배수호스에서 나오는 물의 양이 이전보다 현저히 줄었다.
벽지 아래쪽으로 세로 방향의 물자국이 생긴다.
이 경우에는 실외에 보이는 배수호스 끝만 청소해서 끝내지 말고 실내기에서 관통부까지 이어지는 연결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비 오는 날에만 젖는다면 에어컨 고장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에어컨 배관을 설치하려면 외벽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설치 후에는 이 틈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외부 마감을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실리콘이 갈라지거나,
퍼티가 떨어지거나,
외벽과 배관 슬리브 사이에 틈이 생기거나,
구멍의 경사가 실내 쪽으로 잘못 형성돼 있으면
비가 배관을 따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에어컨이 고장 난 것이 아니다.
에어컨 설치부의 외벽 방수 문제가 핵심이다.
가장 쉬운 확인법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날을 본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벽지가 마른다.
에어컨을 끈 상태에서도 강한 비가 오면 다시 젖는다.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배수호스 막힘이나 냉매 문제보다 외벽 관통부의 빗물 유입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바람이 세게 부는 비에만 젖는다면 관통부 방향을 본다
평범한 비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가 특정 방향으로 강풍이 불 때만 젖는 경우도 있다.
이런 집은 비의 양보다 바람의 방향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빗물이 외벽을 타고 흐르다가 배관 구멍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강풍에 의해 틈 안쪽으로 밀려들 수도 있다.
따라서 누수 발생일을 기록할 때는 단순히
“비가 왔다.”
라고 적지 말고
강한 바람을 동반했는지, 어느 방향 창문이 젖었는지, 에어컨을 가동했는지
까지 같이 적어두면 좋다.
업체가 방문했을 때도 이런 기록이 있으면 조사 범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실리콘을 안쪽에서 덧바르기 전에 외부를 먼저 봐야 한다
벽지가 젖으면 실내 배관 구멍 주변에 실리콘부터 바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물이 들어오는 상태라면 실내측 틈만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들어온 물이 밖으로 빠지지 못하고 벽 안에 오래 머무를 수도 있다.
확인 순서는 다음이 낫다.
외벽 관통부 상태
↓
배관 주위 마감재 갈라짐
↓
배관 구멍의 경사와 물길
↓
실내 벽지 뒤 수분 상태
그다음 필요한 부위를 보수한다.
고층 아파트 외벽은 직접 몸을 내밀거나 위험하게 확인해서는 안 된다.
관리사무소나 외벽 작업이 가능한 전문업체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벽지가 젖었다 말랐다 반복되면 날짜를 기록한다
이 문제는 업체가 왔을 때 벽이 이미 말라 있으면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사진을 남기는 것이 좋다.
기록할 항목
젖기 시작한 날짜
당일 비 여부
에어컨 사용시간
설정온도
젖기 시작한 위치
시간이 지나며 번진 방향
다음날 벽지가 얼마나 말랐는지
가능하면 같은 위치에서 매번 사진을 찍는다.
휴대전화 사진만 있어도
비가 원인인지, 냉방시간이 원인인지
패턴을 비교하기 쉬워진다.
벽지를 바로 뜯을 필요는 없다
벽지가 조금 젖었다고 바로 전부 철거할 필요는 없다.
먼저 원인을 멈추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다음과 같은 상태라면 벽지 뒤를 확인할 필요가 커진다.
벽지가 부풀어 오른다.
손으로 눌렀을 때 벽체가 계속 축축하다.
곰팡이 냄새가 난다.
갈색이나 검은 얼룩이 점점 커진다.
같은 곳이 여러 차례 반복해서 젖었다.
벽지를 교체해도 얼마 뒤 같은 증상이 생긴다.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배부터 다시 하면 새 벽지도 똑같이 젖을 수 있다.
물자국이 배관 구멍보다 아래에서 보이는 이유
물을 발견한 장소가 원인이 있는 장소와 항상 같지는 않다.
벽 안으로 들어간 물은 중력 때문에 아래쪽으로 이동한다.
배수호스 연결부에서 샌 물도 관통부 아래로 흐를 수 있고, 냉매배관에서 생긴 결로수도 배관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 원인은 에어컨 높이에 있는데 벽지 얼룩은 바닥에서 30~50cm 위에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물자국 바로 뒤만 뜯어보면 원인을 놓칠 수 있다.
물자국의 가장 높은 지점과 에어컨 배관의 이동경로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냉방을 멈췄는데도 계속 젖으면 다른 누수도 확인한다
에어컨 주변에서 발견했다고 항상 에어컨이 원인은 아니다.
냉방을 며칠 동안 전혀 하지 않았고 비도 오지 않았는데 벽이 계속 새롭게 젖는다면 조사 범위를 넓혀야 한다.
급수배관,
난방배관,
윗층 배관,
외벽 내부에 남아 있던 물,
기존 누수 후 잔류수분
등 다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젖는 범위가 계속 확장되거나 벽 아래까지 새 물이 나타난다면 에어컨 문제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집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3일 비교법
원인을 못 잡고 있다면 간단한 기록을 해볼 수 있다.
1일차|맑은 날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다
벽이 새롭게 젖는지 확인한다.
2일차|맑은 날 에어컨을 2~3시간 사용한다
관통부와 벽지 상태를 전후로 촬영한다.
이때 새로 젖으면 에어컨 배관계통 가능성이 커진다.
3일차|비가 오는 날 에어컨을 끈 상태로 관찰한다
이때만 젖는다면 외벽 관통부를 우선 조사한다.
이 방법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에어컨 사용과 강우 중 어느 조건에 반응하는지를 구분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전기제품 주변으로 물이 흐르거나 콘센트가 젖는 경우에는 이런 테스트를 하지 말고 전원을 차단하고 점검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기사에게 전화할 때 “에어컨에서 물이 새요”라고만 말하지 않는다
증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처음부터 맞는 분야의 점검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전달하면 좋다.
“실내기에서는 물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배관이 외벽으로 나가는 구멍 주변 벽지만 젖습니다.”
“비가 안 와도 냉방을 두 시간 이상 하면 젖습니다.”
또는
“에어컨을 안 켜도 강한 비가 오면 같은 위치가 젖습니다.”
첫 번째라면 에어컨 설치·배관 쪽을 우선 볼 이유가 커지고, 두 번째라면 외벽 방수·관통부 쪽 점검이 더 중요해진다.
누구에게 먼저 연락해야 할까?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만 젖는다
에어컨 설치·서비스 업체에
냉매배관 보온상태,
배수호스 연결부,
배관 관통부 내부
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다.
비가 올 때만 젖는다
아파트라면 관리사무소에 먼저 문의해 외벽 하자 여부와 보수 주체를 확인한다.
단독주택이라면 외벽 방수·코킹을 다루는 업체가 더 적절할 수 있다.
두 상황 모두에서 젖는다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결로와 외벽 유입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각각 나눠 확인한다.
이런 경우는 사용을 멈추고 바로 점검한다
에어컨 주변의 작은 벽지 얼룩은 급박한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 상황은 다르다.
콘센트나 멀티탭 주변으로 물이 번진다.
벽 안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벽지가 크게 부풀고 물이 흘러내린다.
천장이나 벽 내부 전기배선 부근까지 젖는다.
곰팡이가 넓게 번지고 냄새가 심하다.
에어컨을 켤 때마다 물의 양이 빠르게 증가한다.
이 경우에는 전기 안전 문제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젖은 전기기기를 만지지 말고 필요하면 전원을 차단한 뒤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젖은 위치’보다 ‘젖는 조건’이다
에어컨 배관 구멍 주변 벽지가 젖으면 눈에 보이는 위치만 보고 실리콘부터 바르고 싶어진다.
하지만 같은 위치의 물자국도 원인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맑은 날 냉방할 때 생긴다면 냉매배관 보온과 배수 연결부.
에어컨을 끄고 있어도 비가 올 때 생긴다면 외벽 관통부.
수리를 했는데도 벽이 천천히 마르는 중이라면 잔류수분.
이렇게 발생 조건부터 나누는 것이 가장 빠르다.
에어컨 자체에서 물이 떨어지는 문제와 벽 관통부 주변만 젖는 문제는 처음부터 다른 검색과 점검이 필요한 증상이다.
원인을 구분한 뒤 그 부분만 수리해야 불필요한 에어컨 분해나 반복 실리콘 공사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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